4학년 3반

더 좋은 선생님께

사랑하는 개똥이들을

양보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젠 선생님이 곁에 없어도

내 개똥이들은

분명 잘 해낼 것입니다

  • 선생님 : 김지환
  • 학생수 : 남 14명 / 여 12명

개똥이네 새식구 ‘예나’와 ‘서준이’이야기

이름 김지환 등록일 16.06.08 조회수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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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이네 새식구 ‘예나’와 ‘서준이’이야기

 

 [우연한 만남: 누구냐 넌?]

 

  6월 1일 1교시 영어시간 행정실에 업무차 들렀다가 행정실 복도에서 행정실 주무관님이 1학년으로 보이는 작은 여자아이의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좀더 살펴보니 주무관이 아이 손목을 잡고 있었으나 이리 저리 끌려다니는 형태였습니다. 손을 뿌리치고 아이가 쏜살같이 학교 건물을 빠져나갈 태세 같았습니다.

 행정실장님은 이 아이가 어디로 갈지 몰라  복도 한쪽에 있고 뭔가 좀 어려워 보이는 모습이었죠. 행정실장님이 참 다루기 어렵다는 어조로 얘좀 데려가 보세요. 라고 하더군요. 제가 일을 마치고 웃으며 그 아이에게 우리반에 가서 같이 한번 공부해볼래. 재밌는데.라고 했더니 호기심 많은 눈빛으로 쫄래쫄래 따라왔습니다. 가면서 이름을 물으니 신.예.나 라고 답합니다. 왠지 익숙한 이 이름. 간간히 학교 방송에서 찾는 경우도 있고 교내 메신저에서 두루 회자되는 이름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교실로 들어오고 자리를 정해주고 1학년 담임선생님께 예나가 여기있다고 말씀드리며 우리반과 함께 수업해도 되냐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드렸습니다. 담임선생님은 예나가 자주 교실을 떠나 돌아다니게 되는데 그 곳에라도 잘 있도록 해주시면 감사하다고 지금까지 고생이 묻어나는 쉰 목소리로 여러차례 인사를 전했습니다.

 

 

미술시간에 입체종이접기 '보트'를 완성하고 기분이 좋은 예나.

무엇인가 흥미로워하면 곧잘 집중을 한다.

집에 가기 전에 다시한번 교실에 들러 자기가 접은 보트를 하나 가져갔다.

 

  외로 제 말을 잘 듣고 말하기를 좋아하는 이 소녀는 독서태도도 좋아 우리반에 있는 책 중에 흥미있다 싶은 것을 골라 읽습니다. 언니, 오빠들이 체육시간을 나가면 제 노트북에서 유튜브를 검색한다든지 주니어네이버를 드나듭니다.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소재를 우리 예나가 매일 매일 만들어주어 예나의 진짜 담임 선생님과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도 되었고 제 소일거리마냥 소소한 재미도 생겼습니다. 

 

 

개똥이네 공부방 전용 노트북이 요즘 쥬니어네이버와 유튜브용 PC로 거듭났습니다.

 

 

 늘은 사회시간에 ‘대화와 타협’을 배우는 도중 자기가 손을 들어 엄마와 대화하는데 갈등이 생긴 경험을 길게 길게 발표를 했습니다. 우리반 자리에서 밥도 잘 먹고 원래 우리반인 것처럼 적응력 또한 좋습니다. 그런데 가장 신기했던 건 뭔지 아세요? 예나와 함께 가는 우리학교 그 어디고 예나를 모두 알아본다는 것입니다. 3년동안 이곳에서 살고 있는 저보다도 이제 3개월 살고 있는 예나가 더 유명인사였습니다. 사서선생님도, 행정실 주무관님도, 급식소 조리 봉사 여사님들도, 학교 배움터지키미도, 교장, 교감선생님도 모두 예나를 알아보더군요.

 

 리고 우리학교 웬만한 아이들도 이 녀석의 존재를 저보다도 더 많이 알고 있었습니다. 만나는 어른들 마다 아이들 마다 모두 한 가지 질문을 하십니다. 예나가 말을 잘 듣나요? 그럼 저는 당연히 그렇다고 얘기를 합니다. 학교 직원들이 한번쯤은 예나를 경험한 모양새입니다. 한곳에 30분이상 머무르지 않는 행동에 말도 듣지 않고 부지불식간에 소리를 지르거나 바닥에 뒹굴거나 요즘은 언니,오빠들에게 까지 화를 내고 말보다 손이 먼저 향한다고 합니다.

 제가 요 며칠 경험한 예나는 절대 그러지 않은 인물이고 다만 산만스러워 움직임이 많을 뿐 문제는 없었거든요. 이제는 우리반으로 출근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되었습니다. 개똥이들도 매우 특별한 새개똥이 예나에 대해 적응하고 예나 또한 주변을 하나 둘 인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생일날 업어주는 개똥이보고 자기도 업어달라고 생떼를 쓰지만 엄연한 우리반의 규율과 질서에 이해하고 따라가고 있습니다. 

 

우리반에서 생활하려면 우리반 도우미로서도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해야 합니다.

모둠별 준비물을 잘 나누어 주는 예나.


  가 생각하고 지향하는 예나 교육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관리하고 지도하기 매우 어렵다는 예나가 편하게 생각하고 적응하기 좋은 개똥이네 마을에서 안정도 찾고 학교 교실의 사회적 질서에 순응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히고 남을 생각하는 시야를 가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저와 우리반에게 익숙하여 잘 생활하는 것이 아닌 또래 집단에서 이질감없고 아이들과 어울리며 선생님이 제시하고 알려주는 질서에 순응하는 것입니다. 저와 우리반이 예나에게 좋은 벗이자 기회가 되길 요즘 기도한답니다. 우리반 아이들도 예나에게 언니 오빠 노릇하느라 의젓해지고 있고 친절하기까지 합니다. 나한테나 그렇게 친절하게 말 잘 들을 것이지. ㅠㅠ

 

치아모형 학습지에 집중하여 치아목걸이를 완성해나가는 예나.


 렇게 예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은 우리반을 맡은 제가 부모님께 당연히 해야할 일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양해를 구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예나가 개똥이네에게도 좋은 일이 될 수 있도록 할터이니 너무 염려 마시고 혹여나 예나에 대해 들었던 잘못된 소문과 선입견이 있다면 제 이야기로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8일은 또 하나의 개똥이네 식구가 생겼습니다.

 

 

숨은그림 찾기. 누가 새 식구 일까요?

 


  근래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짓고 맘에 들어하는 이름 ‘김서준’입니다.
1교시 영어시간에 부모님과 함께 문을 두들겼습니다. 1학년때 진흥초에 입학하여 공부한 전과가 있는 인물로 이 근처 높은 건물에 살며 솔밭초에서 기거하다가 인라인롤러의 매력에 빠져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진흥초등학교로 전학온 것입니다.

 

새 식구를 맞이하는 남자 개똥이들.

이로서 남자는 14명이 되었다.

 

 마 개똥이마을 이장 병준이와 궁합이 잘 맞을 것 같습니다. 키도 같고 인라인선수로 멋지게 이름 날릴 아이들이기도 하구요. 체육시간 운동장 나갔다 돌아온 개똥이들이 급관심을 보이며 소개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주위에 모여 이야기를 풀어가던군요. 개똥이들의 큰 관심과 환대 속에 새식구가 된지 1시간이 지나자 적응력 좋고 사회성 충만한 이 아이도 벌써 어우러지기 시작합니다. 하루 지났지만 개똥이아빠의 눈으로 이미 스캔된 서준이는 몇 가지만 교정하면 나름 우리반에 잘 맞는 아이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준이에게 도움을 주는 도윤이 모습.

우리 도윤이가 자기도 잘 못챙길 때가 있는데 정신을 바짝 차릴 기세다.

 

 윤이가 서준이 도우미로 우리학교와 학급에 대해 당분간 활동할 예정입니다. 본인 말로는 주위 친구들을 잘 웃기는 면이 있어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단점일 수 있다는데 요건 무슨 말인지 좀 지나봐야 알 것 같습니다. 자기 마음과 생각을 크고 작은 말로 얘기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것으로 보아 표면상으로는 쉽게 개똥이가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반이 남자 14명 여자 12명의 26명의 개똥이네가 완성되었습니다. 아차!, 맞다 맞어 예나까지 합하면 27명이네요. ^^

 

아이들 이야기에 큰 웃음을 보이는 서준이. 아마 이야기 소재는 우리반 여자개똥이들이었을 듯.

 

 아울러 말씀드리면 혹시나 간식이 배달될 때 이 점을 유의해주셔서 저까지 28개로 통일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ㅋㅋㅋ ^^ 혹시나...

 

 즘 개똥이들이 수행평가도 보며 차분히 공부하고 열심히 교과단원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가 지나면 다음 주에는 새로운 영역의 이야기도 시작됩니다. 무엇일까요?
그건 다음 주에 이 곳을 통해 알려드리죠.


 비온 덕분에 며칠동안 시원한 바람 맞으며 공부했는데 오늘 보니 조금씩 날이 찌기 시작합니다. 저는 여름이 오면 마음이 신납니다. 이래서 스물아홉 스물아홉 하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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