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3반

더 좋은 선생님께

사랑하는 개똥이들을

양보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젠 선생님이 곁에 없어도

내 개똥이들은

분명 잘 해낼 것입니다

  • 선생님 : 김지환
  • 학생수 : 남 14명 / 여 12명

첫 주말을 맞이하며 전하게 되는 개똥이네 이야기

이름 김지환 등록일 16.03.04 조회수 154
첨부파일
Produce.wmv (45.58MB) (다운횟수:1)

 

<개똥이들의 첫 일주일 ^^>

 

 

개똥이들과 3일을 보내며..

 

 2월이 주는 아쉬움 때문인지 3월을 좀더 준비하라고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2월의 보너스 29일을 보내고 3월 1일을 주중에 보낸 탓인지 첫 학년의 시작이 여느 때와 다르게 무척이나 짧습니다.

 제게 맡겨지는 올해의 아이들이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어떻게 1년을 해맑고 사랑스런 이 아이들과 보내야 할 지 여러 생각들로 골몰하느라 밤시간도 짧게만 느껴졌습니다. 마치 도화지에 무엇을 그릴까 고민하는 꼬맹이처럼 말이죠.

 또 한편으로는 직접적인 인사와 만남 대신 아이들을 통해 전해 듣는 우리 아이의 담임선생님은 부모님께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졌을지 사뭇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년초라 우리 교사들에게는 쉬는 시간마저 휙 하고 지나가 버리며 맘과 몸이 분주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와 인연이 닿은 새로운 개똥이들은 새 친구들과 새 교실이란 환경이 제법 낯설기도 할텐데 서로 이야기 꽃을 피우며 쉬는 시간에는 삼삼오오 모여 놀이까지 즐깁니다. 저와 만난 시간이 사흘임에도 벌써 개똥이가 다 된 듯 싶습니다. ^^

 이 아이들이 올해 만난 새로운 개똥이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정말 빠르게 적응하고 저와의 호흡을 맞추더군요.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지만 새로운 개똥이들과 맞는 일주일은 저에게 참 중요한 시기입니다. 아무리 새학기로 학교가 분주하더라도 무엇보다 저에겐 아이들과의 교감이 매우 중요합니다.

 

 만남부터 일주일까지 제가 아이들을 이해하고 대하는 방식은 여느 선생님과 조금 다르기도 해요.

 어색하고 약간의 긴장이 묻어나는 첫만남과 첫시간부터 저는 아이들을 유심히 관찰합니다.

혹시 알림장에서 썼듯이 아이들로부터 우리반선생님과 하루종일 담임선생님을 기다렸다는 말을 들어보시지 않으셨나요? 논리에는 맞지 않지만 엄연한 사실입니다.

 아이들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기 위해 교실컴퓨터를 고치는 컴퓨터기사로 또는 임시선생님등으로 위장하여 살피기도 합니다. ^^ 아이들의 긴장이 풀어져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친구들에게 대화할 때까지 정체를 드러내지 않기도 하지요. 아이들이 담임선생님과 담임선생님을 기다리는 모습은 저에겐 매년 같은 패턴이기도해요. 개똥이들에겐 독특한 첫만남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올해도 마찬가지로 하루 하루 아이들에게 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개똥이들이 어렵지 않도록 먼저 저를 보여주고 나타냅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성격과 웃음코드라던가 성격,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 수업하는 방식, 음악을 하는 태도, 그리고 과거? 등을 알려주었습니다. 최대한 아이들이 편하게 얘기하고 웃고 친구들과 이야기할 수 있도록 넉넉한 시간을 허락하기도 합니다.

 

 주일이 주는 시간 안에 모든 것을 다 알고 보여줄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일주일의 교감을 시작으로 앞으로의 1년이 행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첫 만남을 카메라에 담고자 셔터를 눌렀는데 활짝 웃는 모습이 여간 예쁜게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에너지가 넘치는 개똥이들 역시 여기 저기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재미난 사진찍기에 우리반 개똥이들 얼굴도 한층 밝아졌습니다. 카메라도 구식이고 작가도 그닥 별로여서 멋진 사진은 담을 수는 없지만 종종 이렇게 사진을 담아보려고 합니다.

 

 리고 교실 창가에 있는 여러종류의 리코더에 관심이 많은지 아이들이 궁금해해서 오늘은 첫 음악시간으로 리코더 이야기를 건네 주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미리 준비해온 리코더로 개똥이들의 첫 곡 에델바이스를 2중주로 연주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르치는 실력은 별로인데 아이들이 정말 잘 합니다. 어른들에게는 크기도 작고 흔해 보이는, 아이들 놀잇감 처럼 보이지만 제게는 마법같은 도구랍니다. 쉬워 보이지만 결코 예사롭지 않은 이 리코더로 개똥이들이 서로 마음을 맞춰가며 배려하고 맘이 풍요로워지고 한편으로 자신감도 가지게 되는 놀라운 마법이 펼쳐지길 소망해봅니다.

 

 날 알림장을 통해 보게 되는 저에 대한 부모님의 기대와 바람이 조금 낯부끄럽고 부담이 되긴 하지만 괜한 마음씀으로 위축되기 보다 저는 그냥 하던대로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어른으로 1년을 보낼까합니다.

또한 저도 제 개똥이들을 사랑하며 저 또한 제 아이들의 사랑도 받으며 살아가겠습니다.

 

 부모님들께는 죄송하지만 너무 큰 기대는 과감히 접으시고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작은 관심과 대화를 늘 놓지 않으시길 조심스레 부탁드려봅니다.

 

 새학년을 맞이하고 첫 주말입니다. 밖은 봄비가 촉촉이 대지를 적시네요.

 

개똥이들 가족들 모두 즐거운 주말 되시길........

 

<덧붙이는 글>

 우리반 홈피는 부모님들이나 개똥이들에게 담임교사와 소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채널로 사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개똥이들과 부모님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올려놓겠습니다. 부모님들도 편하게 여러 이야기, 건의할 것, 궁금한 것 남겨주시면 제가 언제든 도움이 되는 답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홈피에 영상이 종종 올라가는데 스마트폰으로는 연동이 되지 않아 볼 수가 없고 컴퓨터로 보시길 권장드립니다. 가끔 문의 하시는 부모님들도 계셔서요. ^^  

이전글 진단평가도 보고 이제 개똥이들과 10일을 지냈어요.
다음글 부모님께 띄우는 첫번째 편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