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1반

매일 매일 발전하는 5학년 1반 어린이들
매일 매일 자라는 5학년 1반
  • 선생님 : 장지영
  • 학생수 : 남 13명 / 여 14명

좋은 글 세 편

이름 남태우 등록일 16.11.29 조회수 43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의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문인수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비쩍 마른 검둥개 한 마리가 잰걸음으로 지나간다.
네 발바닥,
뜨고 닿는 동작이 순서대로 다닥다닥 바쁘다. 꽃 자국 나는 바닥과 병뚜껑 따는 것 같은 허공이 지금
일직선으로 길게 달라붙는 중이다. 브라더미싱,
어머니 재봉틀 소리 멀어져가는 것 같다. 저 개, 방향을 꺾어 이번엔 또 가로로 자를 댄 듯
내 눈썹 위를 오래 긋는다. 지평선에도 박음질 자국이 만져질까, 나는 자꾸
멀쩡한 데를 공연히 스스로 봉하는 것 아니냐. 하긴,
상처 아닌 행로가 어디 있을까. 날지 못하는 흰 날개, 양쪽 경치는 그저 차디차다. 어딜 가나
벗어재낄 수 없는 틈바구니, 이것이 길이다. 나는 무심코
저 개를 한참 밀고 있구나.
이쪽저쪽 끌어다 붙여 마음이 모처럼 광활한 아침이다. 무수히 꿰맨 흉터,
여기서는 안 보이는 곳으로 환하게 빠져나갈 것이다.
사랑한다사랑한다사랑한다는 말,
개 한 마리가 첫 줄 타자처럼 새까맣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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