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2반

더 좋은 선생님께 

사랑하는 개똥이들을 

양보할 때가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곁에 없어도

내 개똥이들은

분명 잘 해낼 것입니다.

선생님은 여러분들을 믿고

이제 정든 이곳을 떠납니다.

선생님은 너희들이 있어 정말 행복했다 사랑한다 내 새끼들
  • 선생님 : 김지환
  • 학생수 : 남 14명 / 여 15명

존경하고 고마운 부모님들께 마지막 글을 전합니다

이름 김지환 등록일 13.02.15 조회수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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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파일 다운 아시나요 - 조성모

 

 

 << 존경하고 고마운 부모님들께 마지막 글을 전합니다. >>





안녕하세요?

1년동안 아이들에게 또다른 아빠, 개똥이 아빠로 살아온 김지환입니다.

올해는 유난히 1년이 빠르게 지나갑니다. 아쉽고 마음 아리도록 야속할 만큼...

오늘 아침 무심코 지나던 출근길, 집앞 매화봉우리가 어느새 동글동글 맻혀있는 걸 보았습니다. 올겨울 눈도 많고 추운날 많았지만 보이지 않게 봄은 또 다시 돌아오나 봅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이 제 품을 떠날 때가 분명 온 것이 맞나 봅니다.

 그 동안 여러 부족한 면이 많은 저에게 귀한 자녀들을 맡겨주시고 그리고 늘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어젯밤은 쉬이 잠을 청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한 짧은 만남의 끝자락. 그 끝에 걸친 통증이 사그러들지 않더군요. 매년 겪게 되는 것이긴 하나 올해는 더욱 그러하네요.

 오늘 이른 새벽 아이들 이름 하나 하나를 부르며 사랑하는 개똥이들의 새로운 1년이 더욱 아름다워지길 기도했습니다. 담임교사로서 하는 마지막 역할이겠지요. 그리고 이 아이들 인생에 최고의 선생님으로 남고 싶다는 각오를 다시 한번 꺼내어보았습니다. 첫 만남의 설레임만큼이나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 아름다워야 할 텐데...... 제 나름의 최선을 다한다고 하였지만 돌이켜 보면 왜 이렇게 아쉬운 것들이 많은지 안타까운 것들만 가득하네요.

 제가 품은 정보다 아이들이 보낸 사랑이 더욱 컸습니다.

 되려 저를 이해하고 따라주는 아이들이 너무 대견스럽기도 합니다.

 언제나 저를 늘 기다려주고 사랑해주는 아이들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되돌아보면 아이들에게 개똥이아빠로 살아온 날들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것으로 가득하네요.

 혹여나 저의 부족함과 경솔함으로 마음이 상한 일들이 있으셨다면 이해해주시고 이 지면을 통해 죄송스런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여러 가지 일로 번거롭게 해 드린 것 많은데 협조해 주시고 손수 도와주시고 격려해 주신 점 너무 감사드립니다. 12월 2월 교육계획에 정해진 단축수업도 한번 하지 않아 불편한 점도 많았을텐데 내색하지 않고 따라주셔서 감사합니다. 실은 제가 아이들과 조금이라도 더 함께 하고 싶은 욕심때문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을 하나 하나 살펴보니 1년 동안 정말 예쁘게 큰 것 같습니다.

 4년전 저와 함께 이 학교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특별했던 아이들. 

 예쁘고 더욱 사랑스럽게 자란 이 아이들을  이젠 더 좋은 선생님께 양보할 때가 되었습니다.

 세상이 우울한 소식으로 채워져만 가는 이 시기에 아이들에게 희망을 기대하는 것은 어떨런지요.

 저는 이제 흥덕에서 행복했던 4년을 마음에 품고 정든 이 곳을 떠납니다.

 모쪼록 댁내에 건강과 행복이 두루 가득하길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끝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전해드리며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2013년 2월 15일





아이들 인생에 있어 최고의 선생님으로 남고 싶은

개똥이아빠  김지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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