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2반

더 좋은 선생님께 

사랑하는 개똥이들을 

양보할 때가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곁에 없어도

내 개똥이들은

분명 잘 해낼 것입니다.

선생님은 여러분들을 믿고

이제 정든 이곳을 떠납니다.

선생님은 너희들이 있어 정말 행복했다 사랑한다 내 새끼들
  • 선생님 : 김지환
  • 학생수 : 남 14명 / 여 15명

(1박2일)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름 김지환 등록일 12.12.22 조회수 152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오늘 오전 11시 개똥이들과 약속한 선생님과 함께하는 1박 2일프로젝트가 행복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직도 그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제 귓가에는 너무나 정겹고 익숙한 개똥이들의 조잘거림으로 하루 온종일 떠나지 않습니다. 올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는 예보에 걱정도 많이 앞섰지만 역시 저와 함께한 개똥이들의 힘찬 행진 앞에는 동장군은 없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평소 저를 믿고 응원해주고 격려해주시고 말없이 협조해주신 학부모님들 덕분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여러모로 바쁘신 어머니들께서 시간을 내어 손수 준비해주신 음식과 그 손길들, 텐트까지 마련하여 설치해주시고 마지막까지 참여해 주신 아버님들, 시간을 내어 연주회에 참석하여 많은 박수와 격려보내주신 가족들, 자리를 함께하지 못했지만 맘속의 간절한 응원을 보내주신 부모님들.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고 싶지만 이렇게 지면으로 대신합니다. 어려운 시간 쪼개어 음식하시고 행사장에서 헌신해주신 분, 함께하지 못하지만 큰 응원과 간식, 때론 여러 찬조로 뜻을 모아 주신 부모님들 정말 고맙습니다. 아이들 교육은 이렇게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1박 2일의 총 미션은 [ 개똥이아빠와 24시간 보내기 ]였습니다. 물론 개똥이들이 모두 미션을 완벽히 수행했습니다. 사실 저는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악기연주와 즐겁게 놀고 학교에서 텐트를 치고 잠을 자는 그러한 즐거움 자체에 머물지 않고 그 이상을 의도하고 계획했습니다. 1부 개똥이네 연주회의 테마는 ‘ 가족 ’과 ‘ 자신감 ’이었으며 2부 즐거운 밤(레크레이션) 시간의 절정은 ‘ 친구 ’였습니다.


 일부 아이들에게서만 존재했던 무대위에 내가 직접 조명과 환호를 받으며 올라가 보는 경험, 그리고 가족과 여러 관객앞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시작한 연주, 그러나 두 번 세 번 친구들과 함께하면서 나중에는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해냈다는 성취감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또한 이 모든 것을  사랑하는 ‘ 가족 ’ 그리고 ‘ 아버지 ’를 떠올려보며 함께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하고 기획하였습니다. 4학년이 하기에는 어려운 연주곡과 순서였지만 개똥이들은 멋지게 해냈습니다. 지금이라도 칭찬 한번씩 더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아이들에게 소중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2부는 조별로 친구들의 사진을 소재로 한 다양한 퀴즈, 모둠별로 함께 마음을 전하는 게임, 협동하여 알아맞히는 게임 등으로 우리학교에서 가장 넓은 공간에서 마음껏 웃고 뛰고 놀았습니다. 이렇게 소리 질러 외쳐 본 적 없을 것이고 이렇게 게임을 맘껏 즐긴 적도 없을 정도로 새벽 2시가  넘는 시간을 지치지 않고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제가 아이들과 마음 터 놓고 하고 싶었던 수업을 했습니다.


 ‘ 친구 ’입니다. 이렇게 즐거울 수 있는 것은 바로 여러분 옆에 친구가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쉽게 얘기하게 되는 ‘친구’ 그리고 그런 ‘친구’의 괴로움과 외로움 마음아픔이 나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었습니다. 그리고 평소 선생님과 종종 하던 허깅을 친구들과 하면서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정말 친한 친구와 포옹을 하면서 더욱 좋은 친구가 되고자 약속했고 고마웠던 친구들과도 허깅으로 교감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평소 미워했던 친구, 싫어했던 친구, 괴롭혔던 친구들을 모두 찾아가 가슴을 맞대며 허깅을 하였습니다. 순식간에 울음바다가 되었습니다. 곳곳에는 친구야 미안해, 친구야 정말 미안해, 친구야 사랑해, 친구야 고마워 소리가 연신 뿜어져 나왔고 서로 부둥켜 안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사랑하는 개똥이들을 모두 안아주었습니다. 내년에 이 아이들은 적어도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친구를 대하고 이해할 것이며 개똥이란 이름으로는 그 누구도 느낄 수 없는 동질감을 당연스레 느낄 것입니다.


 친구와 함께 잠을 자고 맞이한 아침은 새로움이었습니다. 아이들의 몸이 피곤도 할만한데 너무나 밝고 행복이 묻어났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한 1박 2일, 우리들만이 아닌 부모님께서도 행복한 시간이 되었길 소망해봅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 소중히 여기며 더욱 이 아이들을 사랑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한번 마음 속 깊은 감사를 부모님께 드립니다.


                                               2012년 12월 22일


개똥이 아빠 김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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