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선생님께
사랑하는 개똥이들을
양보할 때가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곁에 없어도
내 개똥이들은
분명 잘 해낼 것입니다.
선생님은 여러분들을 믿고
이제 정든 이곳을 떠납니다.
< 2학기 중간평가 그리고 행복에 빠진 한남자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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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김지환 | 등록일 | 12.10.18 | 조회수 | 136 |
첨부파일 | |||||
< 2학기 중간평가 그리고 행복에 빠진 한남자......>
사랑하는 아이들과 생활한 지도 10월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간 계획했던 개똥이들과의 여러 가지 활동을 완수한 것도 있고 아직 시작도 하지 못한 것도 있습니다. 아이들과 하고 싶었던 많 은 것을 해야하는데 시간은 잠시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조금씩 조급해지네요. 앞으로 경험해보지 못할 많은 것을 맛보게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한 제가 아이들을 향해 쏟아놓고 싶은데.....
시간을 쪼개어 학습하고 체육활동하고 리코더, 오카리나 연주하고 즐거운 게임도 하고 그러다 보니 어느덧 중간평가시기를 맞이했습니다. 교과학습지도에도 욕심을 부리는 터라 나름대로 보충학습의 방법을 우리반 사이버공부방을 이 용했습니다. 그저 시간을 떼우고 과제로만 여기며 성실히하기 보다는 꼼수로 이어오는 아이들도 있고 열심 히 시간이 나는대로 듣고 공부하는 아이도 있고 학원수강을 끊고 개똥이네 공부방 문제와 학습 하기를 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제 수업의 보충과 핵심에 대한 복습으로는 더없이 좋은 자료라 생 각합니다. 1학기부터 성적을 분석한 결과 개똥이네 공부방을 성실하게 한 정도와 성적결과가 비 례하여 나타났습니다.
이번 중간평가는 완전학습 위주로 교과학습의 이해도를 측정하는 난이도를 채택했습니다. 정확 히 그 단원의 핵심문제를 이해하는 정도를 평가하였습니다.
제 예상 이상으로 우리반 아이들의 성취결과가 매우 높게 나왔습니다. 억지로 동영상강의를 들 어도 뭐라도 듣게 되고 제목이라도 더 보게 되니 학습평가에는 유리하게 작용했나봅니다. ^^
그저께는 시험을 보고 예전처럼 교실에 남아서 아이들의 시험지 하나 하나 분석에 들어가고 무 엇을 어려워하는지 확인하고 OMR마킹에 잘못된 것은 수정하며 성적을 내었습니다. 시간이 너 무 흘러 가채점한 것을 교탁위에 엎어놓고 퇴근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와보니 가채점 성적표가 제 위치에 없더군요.
‘요, 녀석들 어떻게 하다보니 성적표를 보게 되었구나. 후훗’ 속으로 생각하며 조사에 들어가고 본 아이들은 복도에서 호되게 반성하도록 질책했습니다.
얼마나 궁금하고 보고싶었겠습니까? 저라도 그랬을텐데. ^^
아이들의 실수에 제가 분노가 쌓였다기보다는 의도성이 있는 화를 내며 꾸중하였습니다. 교사 의 적절한 화도 교육의 일부고 아이들의 행동과 생각에 분명 영향을 미치기에.
사랑하는 만큼 제 아이들이 잘 되기를 바라고 제 품을 떠나서도 더욱 사랑받는 존재가 되기 위 해서 잘못에 대한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리라 생각했습니다. 평소 수업과 활동 할 때는 즐겁고 적 극적으로 하고 그 외의 생활은 저와 격의 없이 편한 마음으로 지내다보니 아이들이 지켜야할 것 을 생각하지 못한 것이구나 하며 저를 자책하며 알려주어야겠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책상위에 올려놓은 제 실수도 크기도 하구요.
실제로 아이들이 전하는 만큼 제가 분노가 치밀어 감정이 상해있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 부 모님들은 저를 믿으시면 되고요. 걱정이 되셨는지 몇몇 분이 문자를 보내주셨는데 도리어 제가 얼마나 송구스럽고 죄송스러운지. ^^ 눈썰미있고 제 성향을 많이 아는 분이라면 미루어 짐작하 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게 혼이 날 때도 미안한 감정 눈물로 쏟고 선생님께 죄송한 마음을 갖는 내 개똥이들 .
다음날 아침 혹여나 선생님 맘이 상해 있을까봐 칠판에 사랑해요를 연신 써 놓은 아이들.
맛있는 것 생기걸랑 못난 담임 하나 주겠다고 하나씩 책상위에 올려놓은 내 자식들.
얼마전에 주머니속에서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며 만지작 거렸는지 손 때가 짙게 묻은 캔디를 입에 넣어준 내 제자.
저는 제 아이들이 정말 사랑스럽고 기특하고 고맙고 좋답니다.
청명한 하늘과 살가운 바람이는 가을의 풍요로움과 함께 이 아이들로부터 무한행복을 느끼게 되 는 전 행복한 개똥이 아빠입니다.
10월 17일
담임교사 김 지 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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