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3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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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생님 : 김지환
  • 학생수 : 남 14명 / 여 16명

(첫번째 편지글) 학부모님께.

이름 김지환 등록일 10.03.11 조회수 160
 

To. 2학년 3반 학부모님께.


 안녕하세요?

올 해 2학년 3반을 품고 살게 될 담임교사 김지환입니다.

따스한 봄 기운을 시샘하는 듯 뒤늦은 눈발이 저 만치 가버린 겨울을 아쉬워하는 것 같습니다.

 작년 이 맘때 자녀들을 입학시키고 학교생활, 교우생활, 등하교 안전생활 등 노심초사하셨을 텐데 이제 이런 아이들이 2학년에 올라왔습니다.

 특히나 요즘 들어 더욱 만나기 어려운 남교사, 구체적으로는 젊은 남교사를 만나 생소한 면도 없지 않지만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새학년이 시작되면 아이들에게서나 학부모에게서나 어떤 담임교사가 배정되었는지 또 어떤 친구들이 함께 하는지가 꽤 궁금하고 때론 고민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고민을 덜어드리고자 이렇게 글을 띄웁니다.

 우선 저는 4년 전 청주증안초등학교에서 근무하였습니다. 3년을 근무한 후에 충주대림초등학교로 발령이 나서 충주에서 2년을 가르치고 작년에 흥덕초등학교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지난 1년 유도감독교사로 업무를 배정받고 1학기에는 5, 6학년(5~8반) 체육을 지도하였고 2학기에는 6학년 음악을 지도하였습니다. 체육과 음악이 배치되는 과목이기는 하나 제가 관심 있어 하는 과목이었기에 즐겁게 아이들과 수업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작년 1학년 4반 옆에서 생활했던 터라 쉬는 시간에 종종 들러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곤 하였답니다.

 그래서 작년 1학년 4반 아이들에게는 ‘이야기 선생님’으로, 지도하는 유도부 어린이들에게는 ‘감독님’으로, 5학년에게는 1학기 체육을 가르친 인연으로 ‘체육선생님’, 6학년에게는 음악을 가르쳐 ‘음악선생님’ 또는 인터넷에서 음악카페를 개설하여 ‘김마에 샘’으로 불리었답니다.

 그러나 올해는 2학년 3반을 맡게 되어 제대로 집중하여 교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부족한 교육자이고 채워가야 할 많은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교사가 되기에 늘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반 아이들에게 꿈을 선사할 교육을 펼칠 수 있게 몇 가지 안내말씀 드립니다.

 첫째, 아이들에게 작지만 중요한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알림장을 매일 쓰게 합니다. 그 알림장에는 그 날의 특별한 이야기도 숨어 있고 또는 제가 개인적으로 부모님께 드리는 작은 이야기도 있습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하듯이 과제를 제시하거나 다음 날의 준비물을 쓰기도합니다. 아이들이 미처 보여드리지 못해도 꼭 서명을 해 주시고 아직은 자기 할 일에 서툰 아이들에게 작은 도움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둘째, 어려워하지 마세요. 전하실 말씀이 계시다면 어려워하지 마시고 알림장이나 아이들 일기장에 글을 써 주셔도 좋고 또는 제 모바일폰으로 문자나 전화주셔도 좋습니다. 또한 며칠 후에 본격적으로 가동될 학교내 우리반 홈페이지에 글을 남겨주셔도 좋습니다. 글 남기시는 것이 어렵거나 학교에 방문할 필요가 있다면 언제든지 교실로 찾아오십시오. 따뜻한 커피한잔이라도 대접해드리겠습니다.

 셋째, 아이들의 일기는 또 다른 저와의 만남입니다. 아이들 일기로 저는 아이들에게 더욱 다가갈 수 있고 또한 서로간의 작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통로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일기를 억지로 쓰게는 하지 마십시오. 저도 반드시 쓰도록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강요를 하지 않으면 아예 쓰지도 않을 경우에 부모님께서 강요를 둘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씩 스스로 쓸 수 있도록 독려해주십시오. 그래야 일기의 내용도 좋아지고 일기 쓰는 맛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넷째, 아이들 상호간의 관계에서 오는 문제는 담임교사와 소통하세요. 학교생활은 저와 아이들만의 생활이 아니고 아이들 서로간의 관계도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올 수 있는 뜻하지 않은 여러 일들로 부모로서 안타깝고 때로는 화가 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일방적으로 아이들이 부모에게 전하는 이야기는 객관성보다는 주관성이 많이 개입되고 또한 전하는 말이 서툴러 오해를 불러 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소한 일임에도 학부모간의 개입으로 아이들에게서나 부모들로서나 좋지 않은 일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서로 잘 아는 부모님들이라면 충분한 이야기를 통해 서로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일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담임교사와 대화하여 올바른 해결을 모색하시기 바랍니다.

 부모님들께 바라는 말이 너무 긴 듯 하네요.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자녀들을 위한 좋은 교육의 밑거름이라 생각해주시고 따라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저 또한 귀한 자녀 바르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때론 엄하게 훈계를 하고 벌을 주고 매를 들어도 가슴으로 품을 것입니다.

부족한 교사의 열정에 힘을 보태어 주시고 믿고 맡겨주십시오. 행복한 학교생활과 따뜻하고 즐거운 우리반이 분명되리라 확신합니다.

 끝으로 댁내에 가정의 행복과 평안이 가득하길 기원드리겠습니다.


                                                2010년 3월 10일 새벽


                         아이들 인생에 최고의 선생님으로 기억되기 원하는  담임교사 김 지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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