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기온이 상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늦겨울이고, 나는 방 안에 있다. 창을 통해 빛이 들어오고 열이 나는 작은 전기난로가 켜져 있다. 환기를 위해 잠시 창문을 연다. 순간 방 안의 열이 창밖으로 달아나 버려 방 안의 기온이 떨어졌다. 방 안의 기온이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히 창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대답은 과학적이지 못하다.
비밀은 유리창에 있다. 유리창은 빛은 통과시키고 열은 차단한다. 빛이 유리창을 통과하는 이유는 파장이 짧기 때문이다. 반면, 열은 파장이 길기 때문에 창문을 열지 않으면 방 안의 열이 바깥으로 나가지 못해 방 안은 따뜻하게 유지된다. 지구의 대기층은 이렇게 유리창과 같은 역할을 한다. 지구의 대기층이 지구의 기온을 어느 정도 유지시키는 것을 '온실효과'라고 한다. 이상적인 지구는 창문이 적당히 열려 있는 방에 비유할 수 있다.
온실효과와 지구온난화
태양으로부터 방출된 에너지는 지구에 도달한 후 다시 우주로 방출된다. 이때 대기권의 온실 가스층에 의해 우주로 방출되는 양이 들어오는 양보다 적거나 같으면 지구의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그러나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온실 가스층이 두꺼워지면 지구에서 방출되는 에너지양이 감소함으로써 지구의 평균기온이 오르게 된다.
온실효과가 없을 때
온실효과
만약 대기가 없다면 지구의 기온은 떨어지고 만다. 현재 지구의 평균기온은 약 14℃인데, 지구에서 대기를 없애면 평균기온은 -19℃로 떨어져 버린다. 따라서 대기, 특히 대기 중의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는 우리에게 고마운 존재이다. 온실가스가 사라지게 되면 사람이 살기 어렵다.
지구의 대기는 산소와 질소가 주를 이루지만 이들 기체는 온실효과를 일으키지 않는다.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기체는 수증기, 이산화탄소, 메테인, 프레온가스 등이다. 수증기는 바다, 호수, 지표면 등에서 수분이 증발한 것이므로 수증기의 양이 온실효과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반면 이산화탄소, 메테인, 프레온가스와 같은 온실가스는 대기 중 그 양이 증가하고 있다. 온실가스가 증가한다는 것은 방 안에 열려 있던 창문이 조금씩 닫히고 있는 상황과 같다.
온실가스 중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범은 이산화탄소이다. 이산화탄소는 석유나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가 연소될 때 가장 많이 발생한다. 화력발전소, 제철 공장, 시멘트 공장뿐만 아니라 가정용 난방과 자동차 운행 과정에서도 석유가 많이 사용되어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또한 열대림을 방화하는 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숲이 사라지면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꾸는 숲의 기능이 사라지기 때문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메테인도 대표적인 온실가스라고 알려져 있다. 메테인은 산불과 화석연료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기도 하지만, 유기물질이 습한 환경에서 분해되면서도 많이 발생한다. 벼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메테인이 발생하며, 같은 원리로 습지에서도 메테인이 나온다. 논농사는 광합성 작용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줄이지만, 메테인을 늘리는 셈이다. 소나 양의 트림이나 방귀에서도 메테인이 발생하는데, 그래서 일각에서는 목축하는 사람들에게 방귀세를 내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오존층 파괴를 유발하는 프레온가스도 온실가스의 역할을 하는데, 이를 대체하는 물질들 역시 온실가스의 성격이 커 문제가 되고 있다. 온실가스의 누적 배출량은 선진국이 많지만, 최근에는 개발도상국의 배출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미국을 앞질렀다. 우리나라도 2009년 세계 제8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이 되었다. 어느새 다른 나라만 탓할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 규모로 재구성한 세계지도이산화탄소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석탄과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가 연소될 때 많이 배출된다.(자료: 기후변화 행동 연구소, 2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