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마음으로 서로 돕는 1학년9반입니다.
학부모님과 함께읽기(자녀교육)- 학급에 문제아동이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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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김소은 | 등록일 | 19.04.12 | 조회수 |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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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에 문제아동이 있다면> 우리 아이 학급에 문제아가 있을 때 유치원을 다녀온 아이를 씻기는데 허벅지에 멍이 보였다. 덜컥하는 마음에 아이에게 물어보니 “00가 장난감을 던져서 맞았어”라고 한다. 00라면 지난번에도 우리 아이를 밀쳤던 아이다. 아니 우리 아이뿐 아니다. 유치원에서 00에게 피해를 봤다는 아이가 한둘이 아니다. ‘도대체 애를 어떻게 키우기에? 선생님은 뭐하고 있었던 거야?’ 엄마는 유치원에 전화를 걸어 교사와 통화한 후, 다시 같은 반 다른 아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무래도 그냥 두어서는 안 될 것 같다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는 아이가 우리 아이와 같은 반에 있을 때, 부모들은 그 아이가 우리 아이를 괴롭힐까봐 매우 불안하다. 혹 괴롭혔다는 소리가 들리면 어떻게든 그 아이를 벌주고 싶어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는 아이의 부모는 다른 부모들의 이런 행동을 너무 가혹하게 느낀다.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 아이도 아직은 너무 어리기 때문이다.
피해자와 가해자 부모는 늘 이런 입장이다. 양측 부모 입장 모두 이해는 되지만 결국 둘 다 자기 아이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자기 아이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것이 부모이기는 하나 이렇게 접근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문제에서 부모들이 각각의 입장에서 다음 한 가지만 꼭 지켰으면 좋겠다. 우선, 문제가 있는 아이를 둔 부모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유치원이든 학교든 다른 부모에게서든 내 아이가 문제를 일으켰다는 말이 번번이 들려오면 반드시 점검을 받아라. “어린 아이니까 그럴 수 있다”는 말은 맞다. 하지만 그 말은 문제가 1년에 한 두번 발생할 때나 해당된다. 반복적으로 그 행동을 해서 여러 아이가 피해를 본다면 어려서 그렇다고 보기 어렵다. 들려오는 말에 기분 나빠 하지 말고, 아이를 객관적이고 전문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을 찾아 필요한 도움을 받아야 한다. 부모다 아이를 가장 사랑하고, 가장 잘 아는 사람이긴 하나, 문제 행동이 계속 반복된다면 그 문제에 대해서는 모르는 면이 분명히 있는 것이다. 그 행동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알아봐야 한다. 그래야 내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다.
다음은 피해를 본 아이의 부모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많이 속상할 것이다. 이해한다. 그러나 일단 조금이라도 ‘그 아이가 내 아이라면 얼마나 속이 상할까? 그 아이는 얼마나 힘이 들까?’라는 마음을 가지려고 했으면 좋겠다. 온전히 몽땅 그런 마음을 가지라는 것은 아니다. 가지려고 해도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주 조금이라도 그 마음을 갖자. 그렇다고 문제를 그냥 덮으라는 것은 아니다. 문제를 그냥 넘길 수는 없다. 그냥 넘어가는 것은 우리 아이나 그 아이에게 도움이 안된다. 우리 아이가 그 아이의 문제 행동에 대처를 잘못해 계속 피해를 본다면 교사에게 “우리아이가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히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 아이 엄마에게도 전화를 해야 한다. 그런데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이야기를 할 때 따지는 투가 아니라 같이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서로서로 잘 키워보자는 취지로 의논하듯 해야 한다. 따지듯 말하면 그 아이 엄마도 속수무책이다. 아무리 자기 자식이라도 아이를 다 바꿔놓거나 통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그 나머지 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우리 아이 반에 문제가 있는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도, 그 아이가 저지른 문제 행동을 알아도, 제발 그 사실을 카카오톡이나 밴드, 문자 메시지 등으로 공유하지 말자. 공유하는 것은 정말 하지 말아야한다. 그 아이가 문제가 있는 게 맞더라고 아직 어리고 커 가는 과정이다. 공유하는 것은 그 아이에 대해서 낙인을 찍는 행위다. 그로 인해 그 아이와 별 문제 없이 놀던 아이의 부모들까지도 ‘어머, 걔가 그런 애야? 놀게 하면 안되겠네’ 하는 마음이 생긴다. 일종의 따돌림이다. 그 아이의 문제 행동보다 더 큰 잘못이다. 피해를 본 아이의 부모도 마찬가지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사나 그 아이 부모에게 말할 수 있지만 다른 학부모들과는 공유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를 지도할 때도 내 아이가 그 아이의 문제 행동으로 피해를 봤다면, 아이에게 “그 아이와 놀다 보면 항상 다투게 되니, 조금 떨어져 있는 것이 좋겠어, 당분간은 다른 아이와 좀 놀아라” 라고 말해 줄 수 있다. 하지만 별일 없이 잘 논다면 남에게 들은 이야기 때문에 “너 걔랑 절대 놀지마”라는 말은 삼가야 한다. 부모의 이런 말과 행동은 아이의 정서 발달에 굉장히 좋지 않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아청소년 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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