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2반

안녕하세요. 여러분!

항상 건강하고 밝은 우리반 학생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학교생활이 즐거워 교실에 웃음이 가득하고, 또 자신이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탐구하여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반이면 한 해가 행복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5학년에 희망과 행복이 가득하길 ♥

웃음 가득하고 함께 꿈꾸는 우리반
  • 선생님 : 김소정
  • 학생수 : 남 14명 / 여 12명

구광모---------------------시

이름 박현수 등록일 17.04.12 조회수 13


 <밥 시 모음> 이재무의 '길 위의 식사' 외

+ 길 위의 식사

사발에 담긴 둥글고 따뜻한 밥 아니라
비닐 속에 든 각 진 찬밥이다
둘러앉아 도란도란 함께 먹는 밥 아니라
가축이 사료를 삼키듯
선 채로 혼자서 허겁지겁 먹는 밥이다
고수레도 아닌데 길 위에 밥알 흘리기도 하며 먹는 밥이다
반찬 없이 국물 없이 목메게 먹는 밥이다
울컥, 몸 안쪽에서 비릿한 설움 치밀어 올라오는 밥이다
피가 도는 밥이 아니라 으스스, 몸에 한기가 드는 밥이다
(이재무·시인, 1958-)


+ 밥줄

나를 묶고 있는 것은 밥줄이다
먼지 투성이 소음 투성이 공장으로 내모는
오오 이 밥줄 끊으면 자유로울까

하루도 그 어느 하루도
그냥은 밥도 국도 내놓지 않는 세상
땀 묻은 빵만이 일용할 양식이다
(구광본·시인, 1965-)


+ 밥

밥은 먹었느냐
사람에게 이처럼 따뜻한 말 또 있는가

밥에도 온기와 냉기가 있다는 것
밥은 먹었느냐 라는 말에 얼음장 풀리는 소리
팍팍한 영혼에 끓어 넘치는 흰 밥물처럼 퍼지는 훈기

배곯아 굶어죽는 사람들이
이 세상 어느 죽음보다도 가장 서럽고 처절하다는 거
나 어릴 때 밥 굶어 하늘 노랗게 가물거릴 때 알았다
오만한 권력과 완장 같은 명예도 아니고 오직
누군가의 단 한 끼 따뜻한 밥 같은 사람 되어야 한다는 거

무엇보다 이 지상에서 가장 극악무도한 것은
인두겁 쓴 강자가 약자의 밥그릇 무참히 빼앗아 먹는 것이다

먹기 위해 사는 것과 살기 위해 먹는 것은 둘 다 옳다
목숨들에게 가장 신성한 의식인
밥 먹기에 대해 누가 이렇다 할 운을 뗄 것인가

공원 한 귀퉁이, 우두커니 앉아있는 이에게도
연못가 거닐다 생각난 듯 솟구치는 청둥오리에게도
문득 새까만 눈 마주친 다람쥐에게도 나는 묻는다

오늘
밥들은 먹었느냐
(신지혜·재미 시인, 서울 출생)


+ 쌀밥 먹는 시간

경기도 여주 땅을 지나다가
쌀밥집이라는 상호를 처음 보았는데
쌀밥이라는 낯익은 어휘가
한 집의 주인으로 반듯하게 서있는 게 문득 새로워  
차림표에 의젓하게 자리한 쌀밥 한 그릇 반가이 청했는데

보통의 이런저런 반찬으로 차려진 밥상의 중심에
마지막으로 올라온 쌀밥 한 그릇
한참 동안 밥그릇을 두 손으로 감싸고 있다가
입안 가득 담아 넣는 한 숟가락의 밥  
사십여 년 지탱해온 내 몸의 모든 것이
때마다 떠 넣은 밥숟가락에 힘입은 것이어서
내 디뎌온 발자국 하나하나가
이 쌀 한 톨 한 톨의 힘이 아닌 것이 없어서  
앞에 놓인 쌀밥 한 그릇 한 숟가락의 밥이
새삼 가슴 뜨겁게 뭉클해지는데

뿌리 끝 흔들리는 절망에 닿아서도 서로를 부축하여
굳건히 어깨를 결어온 벼들이 들판 가득 일렁이고
불어오는 바람도 넉넉히 품는 서늘한 깊이가
고단한 일상의 허기를 채우는 이 땅의 가을    

입안 가득 쌀밥을 꼭꼭 씹어 삼키며
한 톨 한 톨의 쌀알들이 뜨겁게 몸을 데우는 시간  
영혼의 허기도 비로소 삭아들며 푸근해지고
한 그릇의 밥 앞에서 숙연해지는 가을 한나절
생활에 지치고 발걸음 무거운 이들에게 나도      
더운 김 솔솔 나는 뜨거운 밥 한 그릇 지어내고 싶다
(김은숙·시인, 충북 청주 출생)


+ 밥을 사다

밥을 사주고 싶다

벌거벗은 나무에게는
뜨거운 국밥 한 그릇 사주고 싶고
밤새 얼어붙은 시냇물에게
김 모락모락 나는 솥밥 사주고 싶고
서늘한 바람이나
차가운 달빛에게도
이제 막 끓여낸
칼국수나 짬뽕 한 그릇 건네주고 싶다

봄부터 가을까지
부지런히 몸 놀리며 농작하느라고
얼마나 허기지고 살 빠졌을까
대처럼 뼈만 앙상하게 남았으니
밥 한 그릇에
두둑하게 살 붙겠느냐마는
물만 내놓은 밥상에
죽은 꽃도 핀다는 것 아니냐

겨울이라고
모두 집안으로 거둬들이고
가지고 있는 것들
전부 입 속으로 삼켜버리고
동면 준비하느라고 바쁘시겠지만
굶고 있는 새에게
설렁탕 한 그릇 사주고
며칠 얻어먹지 못한
꽃밭이나 강에게
순대국 한 그릇 사주고 싶은 것이다

그때 배고팠을 때
밥 한 그릇같이
고맙고 절대적인 것이 어디 있었겠느냐
(김종제·교사 시인, 1960-)


+ 아름다운 식사

밥집에 가면 국과 밥 따로 먹는 시인 알고 있습니다. 정성스럽게 한 그릇의 국 다 비운 뒤 비로소 밥 먹는 시인의 식사법에서, 아름답습니다! 국은 국으로 밥은 밥으로 대접받습니다. 세상의 식사법은 국에 밥 말거나, 급하게 밥만 먹는 요란스러운 숟가락질뿐입니다. 국은 국으로 밥은 밥으로 인정하지 않고 쉽게 국밥을 만들어버리는 혼돈의 식탁은, 섞어 하나로 만드는 폭력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아닌 우리라고 쉽게 익명이 되어버리는 이 시대의 밥상에서 나도 국밥이 아닌 국과 밥 먹고 싶습니다. 경건히 국 다 먹은 뒤 더욱 경건히 밥 먹고 싶습니다. 기분 좋지 않습니까? 국 다 먹을 때까지 밥 한 그릇 따뜻하게 기다리고 있다는 일이.
(정일근·시인, 1958-)


+ 밥

밥을 잘 먹어야
건강하다

밥맛을 잃으면
살맛도 없어진다.

목구멍으로 넘기는
밥도 중요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밥도 중요하다.

좋은 마음을
자꾸자꾸 먹어야

좋은 사람이 되고
좋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인생살이는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것을

우리는 한순간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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