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와 첫 데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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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임오규 | 등록일 | 16.03.12 | 조회수 | 2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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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는 아이들과 손 잡고 학교 오가는 길을 걸어 아이들 사는 동네로 가면서 도란도란 이야기 하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예쁜 꽃들도 보며 인사도 하고, 아이들이 주로 어디서 누구랑 노는지, 집 주변에 함께 놀 친구들은 누가 있는지도 같이 알아보려고 하고요. 7일(월)에는 민지랑 첫 데이트를 했습니다. 처음엔 내 뒤에 어색하게 따라오던 민지와 내가 발걸음을 멈춘곳은 학교 옆 아파트 울타리 가에 핀 예쁜 별꽃을 보았을 때였어요. “와~ 예쁘다” 민지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납니다. “민지야, 이 꽃 본 적 있어?” “아니요, 근데 정말 예뻐요” 둘이 별꽃을 보며 도란도란 이야기 하고 있으니까 지나가던 아이들도 뭐하나? 쳐다보다가 “와~ 예쁘다”라며 감탄을 하네요. 그리고 옆에 있던 이끼를 보더니 민지가 “선생님, 이건 브로콜리 같아요?”라고 이야기 하네요. 민지의 상상력에 한번 더 감탄!! 학교와 집사이 가장 넓은 횡단보도(호암대로)를 건너니 호암동사무소 안내판이 나오길래 바로 발걸음에 장단을 실어 지난주에 배운 노래도 불렀어요. “민지야, 민지야 어디에서 사니?”, “호암동에 산다” “어디에서 자니?”, “안방에서 잔다” “누구랑 자니?”, “엄마, 아빠랑 잔다” “뭐 베고 자니?”, “배게 베고 잔다” “뭐 덮고 자니?”, “이불 덮고 잔다” “뭐가 깨물었니?”, “강아지가 깨물었다” “무슨 피가 났니?”, “빨간피가 났다” 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가는 민지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네요. 염소똥처럼 생겼다고 말하면서도 나팔꽃씨를 손에 꼭 움켜쥐고 할아버지랑 같이 심을 것이라고 말하는 민지, 박주가리씨 날렸던 곳에는 엄마, 아빠를 꼭 데려와서 한번 더 날릴 것이라고 하네요.^^ 아파트 정문을 들어서니 저 멀리서 나뭇가지를 자르는 아저씨가 보이네요. “선생님, 저 아저씨 뭐하는 거에요?”, “글쎄, 너가 물어볼래?” 라고 하니 조심조심 다가가더니 묻더라고요. “아저씨, 뭐하는 거에요?” “어, 나무 이발하는 거야, 필요없는 가지 잘라주는 거지”라고 명쾌하게 이야기 해 주시네요..ㅋ 오늘 데이트한 시간은 1시간도 안되지만 민지랑 마음이 통하고 있다는 느낌, 민지랑 접속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