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수곽타타전(유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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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율량중 | 등록일 | 19.01.10 | 조회수 | 186 |
곽탁타(郭槖駝)는 처음에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모르겠다. 곱추병을 앓아 등이 불룩 솟아 허리를 구부리고 다녀 낙타와 닮은 데가 있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그를 탁타(槖駝)라고 별명을 붙였는데, 탁타는 그 말을 듣고, “매우 좋다. 나를 이름 붙인 것이 매우 적당하다.”라 하고는 자신의 본명을 버리고 역시 자신도 탁타라고 하였다. 그가 사는 마을은 풍락향(豊樂鄕)이라고 하는데 장안(長安)의 서쪽에 있다. 어떤 사람이 그에게 물으니 대답하기를, “나는 나무를 오래 살게 하고 또 번성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나무의 천성에 따라 그 본성을 다하게 할 수 있을 뿐입니다. 무릇 심겨진 나무의 본성이란 그 뿌리는 뻗으려고 하고 그 북돋움은 고르기를 바라며, 그 흙은 옛것을 바라고 그 다짐은 촘촘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한 뒤에는 건드리지도 말고 걱정하지도 말아 떠나서는 더 이상 돌아보지 않아야 하니, 심을 때에는 자식과 같이 하고 내버려둘 때에는 버린 듯이 하면 그 천성이 온전해져 그 본성이 제대로 됩니다. 그러므로 나는 그것이 자라는 것을 해치지 않을 뿐이지 그것을 크고 무성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그것이 열매 맺는 것을 억누르거나 손상시키지 않을 뿐이지 그것을 일찍 열매 맺고 번성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무 심는 다른 이들은 그렇게 하지 않아, 뿌리가 뭉치고 흙이 바뀌며 그것을 북돋는 데에도 만약 지나치게 하지 않으면 모자라게 하고, 만약 이와 반대로 할 수 있는 자가 있다면 또 나무를 사랑하는 것이 너무 심하고 염려하는 것이 너무 부지런하여, 아침에 살피고 저녁에 어루만지며, 이미 떠났다가 다시 돌아보고, 심한 경우에는 그 껍질을 손톱으로 긁어 그것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를 확인하고 그 밑동을 흔들어 엉성한지 촘촘한지를 관찰하니, 나무의 본성이 날이 갈수록 어긋나게 됩니다. 비록 그것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것을 해치는 것이며, 비록 나무를 염려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것에 원수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만 못한 것이니, 내가 더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물었던 사람이 말하기를, “그대의 방법을 관청의 다스림에 적용해도 좋겠습니다.”라고 하자 탁타가 대답하기를, “나는 나무 심을 줄을 알 뿐이요, 다스리는 것은 제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제가 촌에 살면서 백성을 다스리는 이들이 명령을 번거롭게 내리기를 좋아하여 백성을 매우 사랑하는 듯하였으나 끝내는 화가 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침저녁으로 관리가 와서 소리지르기를, ‘관청의 명령이니 너의 밭갈이를 서두르고 너의 심는 것을 힘쓰며, 너의 수확을 잘 살펴라. 빨리 너의 실을 뽑고 빨리 너의 실을 짤 것이며, 너의 어린아이들을 기르고 너의 개와 닭을 잘 키워라.’라고 하면서 북을 울려 사람들을 모으고 목탁을 쳐서 사람들을 부르니 우리 백성들은 아침밥과 저녁밥을 차려 관리들을 위로하기에도 겨를을 낼 수 없었으니, 또 어떻게 우리의 삶을 넉넉하게 하고 우리의 본성을 편안하게 했겠습니까. 그러므로 병들고 또 게을러졌으니, 이와 같다면 나의 일과 아마도 비슷한 점이 있는 것인가요.”라고 하였다. 물었던 사람이 기뻐하며 말하기를, “역시 훌륭하지 않은가. 나는 나무 기르는 것을 물었다가 사람을 기르는 법을 배웠도다. 이 일을 전하여 관청의 경계로 삼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종수곽탁타전 [種樹郭橐駝傳] - 나무 심는 곽탁타(郭橐駝)의 전기(傳記) (중국의 명문장 감상, 2011. 9. 18., 한국학술정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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