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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통신- Power Distance
작성자 이종관 등록일 09.10.22 조회수 512
 율량중 상담통신

Power Distance-거리감

어느 상사가 마음먹고 직원을 불러 진지하게 물었다. “우리 조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직원은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뭐… 완벽한 조직이 어디 있나요? 그래도 과거보다는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라며 말끝을 흐린다.


직원이 별다른 의견이 없다고 판단한 상사를 나중에 상당히 놀라게 한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그 직원이 동료들과의 자리에서는 열변을 토하면서 ‘우리 조직은 문제가 심각하고, 불합리한 제도가 많고, 상사 태도도 완전 잘못되었다’며 엄청난 불만을 토로했다는 것이다. “아니, 뭐야? 이 친구, 겉 다르고 속 다른 이중인격자 아닌가?”


이중인격자라서 그렇다고 치부해버리면 간단하겠지만, 거기에는 뭔가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 있다.

호프스테더(Hofstede)는 ‘파워 디스턴스’(Power Distance) 라는 개념을 소개한 사회학자다. 파워 디스턴스란 권력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간의 간격, 즉 거리감을 뜻하는 말로, 국가와 문화마다 정도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상사와 부하, 어른과 아이, 부모와 자식 간에 파워 디스턴스가 심한 문화가 있고 상대적으로 작은 문화도 있다는 것인데, 한국은 간격이 큰 나라에 속한다.


앞선 예에서는 직원이 이중인격자라서가 아니라, 상사 앞에서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는 것을 불편하게 만드는 파워 디스턴스, 즉 권력 불균형에 따른 거리감이 존재했다고 해석하는 게 맞지 않을까? 문제는 권력 있는 쪽은 이 간격을 잘 못 느끼는 데 반해, 권력 없는 쪽은 느끼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권력 없는 쪽에는 이 간격이 거의 실존의 문제가 되어 버릴 정도로 강력하다. 그 결과 상사와 일대일로 대면하는 것 자체가 불편하고 회피하고 싶은 일이 되기도 한다.


요즘 아이들이 부모를 우습게 아는 것 같지만, 부모 자식 간에도 엄연히 권력 간격이 존재한다. 특히 아이들은 엄마보다는 상대적으로 아버지에게 얘기할 때 조근조근 얘기하지 못하고 빙빙 돌려 대화를 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도 그 반영이다. 엄마들은 아무래도 파워보다는 관계에 호소하지만 집안에서 아버지는 파워의 상징으로, 대하기가 어려운 존재이기 쉽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직급이 올라갈수록, 가르치는 사람이 될수록 상대방이 느낄 파워 디스턴스를 헤아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걸 모르면 “왜 얘기하라고 멍석 깔아주는데도 우물쭈물하고선 뒤에서 딴소리냐?”라며 우리 자녀, 직원들만 못난이로 만들어버리기 쉽다.


진정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파워 디스턴스를 줄여 더 안전한 대화의 공간을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한다. 어떤 얘기를 하면 혼날 것 같은 분위기 대신 안심하고 말할 수 있도록 하자. 그래서 별것 아닌 생각도 존중해 주고 격려해 보자. 적어도 그런 노력이 쌓여야 이 거리감을 조금이라도 좁힐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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