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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넘은사이버폭력…’기프티콘·와이파이 셔틀’까지
작성자 율량중 등록일 19.01.10 조회수 953

신종 갈취 방법 확산…죄의식 없어
학생 10명 중 1명 집단 괴롭힘 경험
교육 현장 무관심으로 화 더 키워
‘쉬는 시간’ 관리만 해도 피해 줄어

(사진=이미지 투데이)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이 도를 넘어 변칙적인 방법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여러 명이 한 사람을 불러 욕설을 퍼붓는 ‘떼카’와 대화방을 나가도 자꾸 초대해 괴롭히는 ‘카톡 감옥’, 피해 학생만 남게 하는 ‘카톡 방폭’ 등 유형과 수법이 교묘해지고 다양하다.

학교 폭력 피해 학생들이 24시간 내내 온·오프라인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매점으로 빵, 과자 등 주전부리 심부름을 강요당하던 소위 ‘빵셔틀’의 모습이 SNS로 이동한 모양새다.

직접적인 폭력을 가하던 오프라인상의 괴롭힘이 디지털과 온라인의 발전으로 결합하면서 더 손쉽게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어 대처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던 학교폭력이 점차 단속이 심하고 증거들이 명확하다 보니 온라인상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본질적으로 약자를 괴롭히는 것은 똑같고 사이버상에서 이뤄진다는 방식이 외에는 기존의 폭력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기프티콘에서 와이파이까지’ 신종 갈취 확산…죄의식 없어

특정인에게 기프티콘을 계속 주는 ‘기프티콘 셔틀’, 데이터가 소진된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주는 ‘WI-FI 셔틀’은 온라인의 발전으로 나타난 신종 괴롭힘의 형태다.

서울 강남의 A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모(18)군은 “한 학우를 골라 군것질이 생각날 때 기프티콘 선물을 강요했다”며 “한두 번 받다 보니 어느새 당연하게 여기게 됐다. 직접 대면하지 않아 죄책감이 덜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온라인 등을 통해 이뤄지다 보니 가해자의 죄의식이 매우 약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청소년들 사이에는 당연한 일 아니냐는 반응마저 나오고 있다.

서울의 B고등학교에 다니는 신모(18)양 역시 반 친구에게 ‘WI-FI 셔틀’을 강요했다고 털어놨다. 신양은 데이터를 전부 소진하자 학우에게 데이터 충전을 강요했다.

아울러 요금제를 늘리라고 엄포를 놓고 스마트폰을 가끔 가져가서 돌려주지 않기도 했다. 신양은 “행동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알지만 WI-FI를 빌려 쓰는 일은 예전부터 만연했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교육 현장 “사이버 불링이 뭔데?”

지난달 2일 충북 제천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A양(16)은 학교 선배와 친구들에게 스마트폰 메신저 등을 통해 집단 괴롭힘을 당했지만 누구에게도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했다.

A양이 다니던 학교 측은 “학교 폭력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 조사를 통해 사실이 드러나자 그제야 “방학 중 사건이 발생해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말을 바꿨다.

교육현장의 무관심 탓에 사이버 불링은 확산하고 있다. 교육부가 최근 전국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교 폭력을 경험한 5만명의 학생 가운데 사이버 불링을 당했다는 응답이 10.8%를 기록했다. 학생 10명 중 1명은 사이버 불링을 경험했다.

정부는 사이버 따돌림을 학교 폭력의 유형에 포함하면서 사이버 불링 등을 개선하고자 2012년 3월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지만 스마트폰 보급 등에 따라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법적 조치를 포함해 사전에 이를 방지할 인식개선 교육과 전문 상담사를 통한 해결책 모색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문제는 학생들을 제재할 방안이 협소하고 처벌 수위가 낮다”며 “학교 폭력 예방 차원에서 계도적 교육을 강화하고 학생들을 설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골든타임 10분’…쉬는 시간 관리만 해도 피해↓

교육부에 따르면 2012년 신고된 사이버 불링은 900건, 2013년 1082건, 2014년 1283건, 2015년 1462건, 2016년에 2122건까지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교육 당국이 사이버상에서 행해지는 폭력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는 교육 현장에서 쉬는 시간만 잘 관리해도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공윤성 성동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장은 “시대가 변하면서 금품 갈취의 형태가 변화된 것”이라며 “이런 것들은 모두 공갈협박죄로 유효해서 수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공 경장은 “요즘 학교폭력의 형태가 점점 교묘해져 폭력의 연결고리를 끊기 어려운 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며 “학교 내에서 학생들의 골든타임은 10분이다. 수업시간에 주로 일이 벌어지고 쉬는 시간이 유일하게 피해를 전달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에서는 ‘스쿨 폴리스 오피서(School Police Officer)’를 운영하고 정기적으로 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피해 학생들을 위해 상담과 전문기관 연계도 이뤄지고 있다.


출처: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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