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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박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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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성은 등록일 10.11.10 조회수 43

 나의 소년 시절은 은빛 바다가 엿보이는 그 긴 언덕길을 어머

니의 상여와 함꼐 꼬부라져 돌아갔다.

 

내 첫사랑도 그 길 위에서 조약돌처럼 지었다가 조약돌처럼

잃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푸른 하늘 빛에 호져 때 없이 그 길을 넘어 강가

로 내려갔다가도 노을에 함북 자줏빛으로 젖어서 돌아오곤 했다.

 

그 강가에는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나의 나이와 함께

여러 번 댕겨갔다. 까마귀도 날아가고 두루미도 떠나간 다음에

는 모래둔과 그러고 어두운 내 마음이 남아서 몸서리쳤다. 그런

날은 항용 감기를 만나서 돌아와 앓았다.

 

 할아버지도 언제 난지를 모른다는 마을 밖 그 늙은 버드나무

밑에서 나는 지금도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 돌아오지 않는 계집

애, 돌아오지 않는 이야기가 돌아올 것만 같애 멍하니 기다려 본

다. 그러면 어느새 어둠이 기어 와서 내 뺨의 얼룩을 씻어 준다.

 

김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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