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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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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전면 무상우유급식, 터키를 가다-上
작성자 한혜숙 등록일 13.03.14 조회수 494

초등 전면 무상우유급식, 터키를 가다-上. 터키, 초등생 720만명에 전면 무상급식

 

 

  20종이 넘는 치즈, 발효유 형태인 아이란(ayran, 터키 전통 발효유 음료)과 빵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 정육점보다 각종 치즈를 파는 치즈점이 더 많은 나라. 

  터키는 전통식품으로 유제품을 내세우는 낙농강국이다.

  터키는 1970년부터 EU 가입의사를 밝히며 유럽 편입 정책을 시행해 오고 있지만 여전히 EU에 가입하지 못하는 등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섰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터키의 모습은 우리나라의 1980년대 모습에 머물러 있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나서서 터키 전역의 초등학생 720만명에게 무상으로 급식우유를 공급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정부의 주도적인 우유무상급식을 실현하고 있는 터키를 직접 찾아가 봤다.

 上. 터키, 초등생 720만명에 전면 무상급식
 下. 우유급식 확대, 미래 국력의 바탕

  #720만명, 870억원 정부 전면 지원

  터키는 정부차원에서 낙농산업에 전폭적인 지지를 하고 있다. 터키국민의 영양공급은 유제품이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제품 시장은 매우 발달한 편이며 일반적인 국민 식단에서도 유제품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음용유로 우유를 소비하는 비율은 낮은 편으로 요구르트로 소비되는 비율과 비슷한 편이다.

  때문에 터키 정부의 우유급식 무상지원은 대국민 차원의 건강증진을 목표로 범국가적으로 전개됐다.

  최초의 우유급식 무상지원은 2002년과 2003년 4개 학교에서 시범적으로 실시됐다. 이는 2008년 유업체와 낙농가, 학계, 정부로 구성된 낙농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낙농위원회 출범 이듬해인 2009년부터 2010년까지 4개 지역에서 우유 무상급식이 시작된 것. 이를 발판으로 지난해 터키 전역의 720만명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우유급식이 무상으로 지원됐다. 시범사업 2년만에 이룩한 결과라고 보기에는 놀라운 수준이다.

  하룬 낙농위원회 회장은 “터키의 우유 무상급식은 전세계적으로 봐도 가장 큰 규모의 우유급식 지원 방식이다”며 “터키를 이끌게 될 미래 인재들에게 투자하고 낙농산업을 안정시킬 수 있는 최선의 정책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터키 정부는 우유무상급식에 지난해 870억원을 소요했다. 이는 터키 정부가 낙농산업에 쏟는 예산의 5%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산업안정과 미래 터키를 책임질 꿈나무들의 체력 증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정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수급안정, 미래 국력확보 두 마리 토끼 잡아

  터키 정부측에서도 말하듯 터키의 우유 무상급식은 범국가적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이다. 이 정책에는 터키 정부의 결단이 주요했다고 볼 수 있다. 

  무스타파 카이한 터키 농식품부 축산 부국장은 “우유 무상급식 실현의 가장 큰 이유는 터키의 어린이들이 우유를 많이 마시고 건강한 체력을 가져야 한다는 기본적인 이념에서 출발했다”며 “초등학교 학생들이 콜라나 사이다 같은 음료에 많이 노출이 되고 있어 이를 막고 아이들에게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게 해야 한다는데 복지부나nbsp;무상급식을 실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정책의 이면에는 낙농업을 주요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터키 정부의 수급안정 목적도 존재하고 있다. 터키의 낙농산업은 전세계 9위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높은 수준이며 이를 유지하기 위한 각종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정부 주도적인 수급정책은 낙농가에 대한 정부 지원금 지급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낙농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낙농산업의 특성상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우유급식은 돌파구가 된다는 것이 터키 유업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터키는 우유 소비를 위해 우유가 과잉생산됐을 때 미리 원유를 확보해서 학교급식으로 지원하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업체별로 생산 계획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지만 급식용 우유가 멸균유 형태이기 때문에 계절별 편차와 재고 관리에 용이한 것이 사실이다.

  터키의 한 유업체 관계자는 “우유급식은 정부의 프로젝트로 수급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무상 우유급식이 시행되면서 소속 농가들이 생산한 원유를 모두 수용해서 생산하고 재고가 적체되지 않는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유급식용 우유 통일화, OEM 형태로 진행

  터키 전역 초등학생에게 공급되는 우유급식용 우유는 한가지 종류로 모든 학생이 동일한 우유를 마신다. 

  모든 유업체가 학교별로 입찰에 참가해 각각 다른 우유를 마시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모습이다. 국가가 운영하는 유업체가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터키의 우유급식은 입찰로 최저가를 결정한다. 1개당 가격은 미화 기준으로 26센트, 한국돈으로 300원 내외 정도로 공급된다. 디자인이나 패키지, 원유 검사 기준은 동일하며 이 기준에 적합하게 생산돼 하나의 모양으로 터키 전역의 초등학교에 배달된다. 한 개의 주업체가 입찰을 받아 이를 몇 개의 유업체에 배분, 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것이다. 주업체는 매년 바뀔 수 있지만 터키의 주요 유업체는 할당된 급식용 우유를 동일한 기준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우유 자체에 대한 우수성만 강조될 뿐 별도의 브랜드 선호도가 생기지는 않는 것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이 가격이 시장에 공급되는 우유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운반비를 포함한 가격으로 시장 가격보다는 다소 싼 것이 사실이지만 반가격에 공급돼 유업체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우리나라의 우유급식 시스템과는 매우 큰 차이를 가진다.

  함께 터키를 방문한 국내 한 유업체 관계자는 “전국 모든 학교가 다 다른 우유를 공급받는 우리와 비교하면 통일된 우유를 급식용으로 받는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우유급식 단가도 유업체에 부담이 되지 않아 수급을 해결하는 좋은 방편인 동시에 이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농수축산신문 20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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