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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에 게제된 제천여고의 아름다운 이야기
작성자 제천여고 등록일 15.11.27 조회수 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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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제천여고 9명 신선한 시도

24일 오후 충북 제천시 장락동 한 아파트 단지 밑 담벼락. 노란 해바라기꽃이 피었다. 나비가 날갯짓을 하고, 소나무 밑에는 어린이들이 환한 표정으로 놀고 있었다.

충북 제천여고 학생 9명이 그린 이 벽화는 이 마을의 분위기를 바꿨다. 벽화가 그려지기 전까지 이 담벼락은 아파트 주민들과 인근 주민들의 갈등을 부르는 골칫덩이였다. 원인은 쓰레기다. 150가구 370여명 규모의 주택단지가 2000년대 초반에 조성됐지만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는 따로 없었다. 이 때문에 인근 상가와 주택 주민들은 아파트 담벼락에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했다.
 
쓰레기가 쌓이는 만큼 아파트 주민들과 인근 주민들의 마음속 앙금도 점점 깊어졌다. 시는 주민들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이곳에 커다란 화단을 조성하기도 했고,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도 마련했다. 하지만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다. 화단 꽃들은 무관심으로 말라 죽었다.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은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으로 철거됐다. 이 아파트 통장 김정순씨(55·여)는 “2000년대 초반부터 아파트 주민들과 주택 주민들이 쓰레기 문제로 목소리를 높이며 싸워왔다”고 전했다.

이들의 해묵은 갈등을 해결한 것은 제천여고 학생들이다. 강새연양(17·고2) 등 9명의 학생들은 쓰레기로 인해 주민들이 갈등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8월 이곳을 찾았다. 학생들은 쓰레기 무단투기 장소를 깨끗이 청소하고 주변 분위기를 바꿔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자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다.

강양 등은 수업이 끝난 뒤 이곳을 찾아 매일 2시간씩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들의 행동에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3일째 되던 날 주민들이 움직였다. 김씨가 학생들을 도와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하자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도 일손을 거들었다. 쓰레기더미였던 담벼락 부근은 일주일 만에 깔끔한 모습으로 변했다. 학생들은 또 이곳에 벽화를 그렸다. 꽃과 나비 등 화사한 그림을 그려 쓰레기 무단투기를 막아보겠다는 이유에서다.

강양은 “화분은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꽃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제천시 관계자는 “오랜 기간 풀리지 않았던 주민 갈등을 해결했다”면서 “시에서도 주택 주민들이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장소를 마련해 갈등의 원인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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