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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수(전광용)
작성자 임태수 등록일 05.05.20 조회수 52
첨부파일
<길잡이>
1959년 <현대문학>에 발표된 단편 소설. '나'와 친구 B는 어린 시절부터 맞수이다. 6·25의 혼란기 속에서 '나'와 B는 사수(射手)와 사형수(死刑囚)의 관계로 대립한다. 마지막 대결에서 B는 '나'와 또다른 사수(射手)에 의해 죽음을 맞는다. 우리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인간의 삶에 개입하여 그 관계를 미묘한 방향으로 전개시키는 어떤 비밀스러운 힘이 있지 않은가를 생각게 한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의 구성은 '나'와 B의 대립 관계가 몇 개의 사건을 통해서 전개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 같은 대립 관계를 통해서 인간 사이에 음험하게 자리잡고 있는 대결 의식과 그 비극적 결말을 그리고 있다. '나'와 B는 어렸을 때 같은 반에서 공부를 했다. 둘이서 선생님의 "엠" 소리를 세고 웃다가 함께 벌을 받게 된다. 서로 뺨 때리기를 하는 사이에 감정이 격앙되고 결국에 '나'는 코피를 흘린다. '나'는 깊은 패배감을 느낀다. 선생님의 벌이 두 친구를 적대 관계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들은 또 실력 경쟁을 한다. 그런데 이것도 따지고 보면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대립 관계에 지나지 않는다. 한 반에 있지 않았다면 이 같은 경쟁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또 '경희'를 두고 대결을 벌인다. '경희'가 우연히 그들 사이에 나타났고, '경희'가 나타난 자리에 두 친구가 다 함께 있었기 때문에 서로 경쟁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 후 그들은 극적인 상황에서 다시 만난다. '나'는 사수(射手)로서, B는 사형수로서…….

이미 여러 번 경쟁을 벌였던 그들이라 피차간에 호적수가 된 지 오래되나, 이 상황에서 그 대결의 질과 농도는 확연히 다르다. '나'는 B의 심장에 붙은 붉은 딱지에 총을 겨눈다. 그러나 '나'는 방아쇠를 당기지 못한다. 왜냐 하면, 무방비 상태에 놓인 친구를 죽여야 한다는 데서 오는 갈등, 절친했던 친구에게 총구를 겨누게 만든 어떤 불가사의한 힘에 대한 반발감, 그리고 그를 죽여서는 안 된다는 망설임이 순간적으로 정말 순간적으로 '나'의 뇌리를 스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나'는 또다시 B를 이길 수 없다는 패배감에 젖는다. 그래서 '나'는 결국 허공에 대고 방아쇠를 당긴다. 그것은 B를 향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패배감을 '사살'하려는 반발심의 방아쇠였다. 그러나 이미 B는 다른 네 발의 탄환을 맞고 이미 쓰러진 뒤였다. '나'는 이겼어도 비굴하게 이긴 것 같다.

인간은 무수한 형태의 대립 관계를 겪어 가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이 모든 대립은 스스로의 인간적 의지에서보다는 그와 같은 대립을 요구하는 외부적 상황에 의해서 이루어진 경우가 더 많다. 이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미묘한 대립적 인간 관계를 통하여 비극의 본질과 그 책임의 궁극적 소재(所在)를 탐구해 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학샘 정리>
갈래 : 단편소설
배경 : 6·25 동란
경향 : 인간 사이의 미묘한 갈등을 심리적으로 포착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표현 : 간결체를 중심으로 심리 전개를 속도감 있게 표현함.
주제 : 인간 사이에 운명적으로 내재해 있는 대결 의식

<등장인물>
나 : 어린 시절부터 친구 B와 끝없는 대결의 상황을 맞이하는 인물. B와의 대결 속에서 이겨야 한다 는 오기(傲氣)와 늘 지고 있다는 패배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B : '나'의 영원한 적수.
경희 : '나'의 연인. 후에 B의 아내가 됨으로써 '나'에게 패배감을 안겨 준다.

<구성>
발단 : '나'가 깨어나면서 과거를 회상한다.
전개 : 선생님께 벌을 받게 되면서 첫 대결을 벌인다. 실력 경쟁도 심하게 벌인다.
위기 : 경희를 차지하기 위한 공기총 대결. '나'의 패배.
절정 : 6·25 동란 중 B를 다시 만나고, 경희가 B의 아내가 되었음을 알게 된다.
결말 : B는 이적적(利敵的) 모반 혐의로 구속되고, '나'는 B의 사형 집행 사수(射手)가 된다.

<줄거리>
'나'는 병원에서 눈을 뜬다. B와의 마지막 대결을 회상하며 어쩌면 지금도 자신이 B에게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B와의 첫 대결은 우연히 이루어졌다. '곰'이라는 별명을 가진 선생님이 말끝마다 습관적으로 내는 "엠" 소리를 세다가 서로의 뺨을 때리는 벌을 받게 되었다. 서로의 뺨을 때리다가 '곰' 선생님에 대한 반감이 B에게 옮겨지며 서로 손에 힘을 더하게 되고, '나'는 B의 손에 맞아 코피를 흘렸다.

같은 중학 한 반이었던 '나'와 B는 실력 경쟁에서도 치열했다. 또, '나'와 B는 모두 '경희'를 좋아했다. 졸업반이 되던 해 B는 '나'의 책갈피에서 '경희'의 편지를 발견했다. '나'는 '경희'와의 관계를 B에게 고백했다. 그러나 B는 양보보다는 대결을 택했다. 상대편을 나무 옆에 세워 놓고 귀 높이 되는 나무통 복판을 공기총으로 정확하게 맞혀 이기는 쪽이 '경희'를 차지하기로 하고 대결을 벌였다. '나'는 헛방을 쏘았지만 그의 총알은 내 귓바퀴에 상처를 내면서 목표물을 명중시켰다.

그 후 '나'와 '경희'는 형식적인 절차를 밟지는 않았지만 약혼한 바나 다름없었다. 그러던 중 6·25 동란을 계기로 모두 흩어지고 '나'가 새로 전속된 부대에서 B를 다시 만났다. B는 '경희'의 소식을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휴가 중 외출에서 돌아오다가 B의 아내가 된 '경희'를 우연히 만난다. 결국은 B에 대한 배신감과 자신에 대한 패배감을 맛보게 되었다.

B가 이적적(利敵的)인 모반 혐의로 구속되었다는 신문 보도를 본 후 '나'는 '경희'를 찾아갔다. '나'는 그간 B와의 대결은 의식적인 적대 행위가 아니라, 환경적인 조건에 의한 불가피한 '운명' 때문이었다고 생가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B의 구명(救命) 운동을 한다. 그러나 허사였다.

B의 사형 집행 사수(射手)로 '나'를 비롯한 다섯 명이 지목된다. B를 들고 달아날 수는 없을까 생각하며, 마지막으로 허공에 총을 쏘고 '나'는 의식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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