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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자라는 것은 - 김종만
작성자 한윤정 등록일 10.12.08 조회수 322

   어린이가 자라는 것은

 

                                                 김종만

 

 

어린이가 자라는 건

시험지로는 모른다

국어 산수 사회 자연

날마다 꼬박꼬박 해 오는

숙제로도 모른다

줄 잘 서고 발 맞추고

누가 누가 잘 하나

서로 미워하고 시기하게 하는

저축, 통지표, 교과서의 지식들

이 모든 것들이 담긴 어리이들의 책가방

어린이가 자라는 것은

어느 것으로도 모른다.

 

다만 어린이가 오늘도 자라고 있다는 것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얼굴을 스치는 바람으로 알 수 있다

저녁이면 서산 마루를 붉게 물들이다

밤이면 검게 사그러지는

노을빛으로 알 수 있다

 

어린이가 크고 있다는 건

씨를 받아 뿌리지 않아도

우리 땅 언덕마다, 길가마다

약속도 않고, 보호도 안 받아도

저절로 싹이 나고 꽃이 피는

민들레, 제비꽃, 채송화, 여뀌

이런 풀꽃들이 저마다의 몸짓으로

자라고 있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오늘도 한치 한치 커가는 것은

아무렇게 놔 두고 가지를 치지 않아도

마을마다, 학교마다, 뒷동산마다

저렇게 튼튼히 서서 자라는

느티나무, 후박나무, 낙엽송, 노간주나무.

이런 이름으로 알 수가 있다.

 

아니다 아니다, 이것뿐이 아니다

어린이가 자라는 것은

어린이들이 숨차게 밟아 온

저 운동장의 팍팍하고 단단한

메마른 흙으로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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