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따는 콩밭을 읽고 +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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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문혁진 | 등록일 | 14.12.20 | 조회수 | 54 |
오늘 국어시간에는 금따는 콩밭을 읽었다. 영식이는 콩 농사를 짓고 있는 가난한 농민이다. 어느 날 금을 찾아다니는 수재가 나타나 그의 콩밭에 금이 날 것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듣지 않았지만 계속 되는 수재의 감언이설과 그의 아내의 부추김에 영식은 수재와 함께 콩이 한창 자라가는 콩밭을 파기 시작한다. 콩밭 너머의 큰 골에는 큰 금 광산이 있고, 절망적으로 궁핍한 현재의 농촌생활을 면하고자 하는 욕구와 함께 금이 나올 것이라는 요행을 기대하게 된 것이다. 애써 가꾼 콩밭을 거덜 내면서 땅을 파기 시작하자 동네의 노인을 이것을 비난한다. 먹을 것이 없는 와중에도 부부는 이웃에서 양식을 꾸고 떡을 해서 금이 나오게 해달라는 제사를 드린다. 가을이 되어도 금은커녕 빌린 양식 마저 갚을 수 있는 길이 없게 되자 이들 부부는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편 영식은 아내를 구타하고 질책한다. 그러자 장담하고 확언하던 수재는 불안해진 나머지 파낸 흙 속에서 금이 나왔다고 하며 속이고, 그날 밤으로 꼭 달아나리라고 결심을 한다. 이 소설에서 가장 눈 여겨봐야 할 점은 소설의 배경일 것입니다. 1935년 일제 강점 하 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그 시기에 쓰인 이 소설은 여느 소설이 그러하듯이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한 소설입니다. 이 소설에서 영식이가 멀쩡한 콩밭에서 금을 캘 수 밖에 없는 숙명적 이유는 당시의 그 사회가 한 개인을 그렇게 몰아 붙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소설에서 ‘딴은 일년 고생하고 기껏 콩 몇섬 얻어먹느니 보다는 금을 캐는 것이 슬기로운 것이다.’ 또한 ‘올봄 보낼 제 비료 값 품삯 빚 해 빚진 칠 원 까닭에 나날이 졸리는 이판이다. 이렇게 지지하게 살고 말 바에는 차라리 가로 지나 세로 지나 사내자식이 한 번 해볼 것이다.’ 라고 표현된 부분에서 이것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의 사회 구조 자체가 농사를 지으면서 빚을 질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었고 이 시스템 하에서 빚은 갚을 길 없이 갈수록 늘어만 가는 것입니다. 이런 소설 속 배경에서 영식의 선택은 홧김에 한 선택이라기보다 어쩔 수 없는 숙명적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유정의 인물을 그려내는 방식은 따스한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어리숙하게 속아 넘어간 영식도, 그를 속이는 수재도, 한 몫 잡아 신세 고치지 원하는 아내도, 땅 파는 것을 꾸짖는 노인도 모두 인간적입니다. 그래서 그의 문학은 풍자라기보다 해학에 가까운 맛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남편으로서 잘못된 선택을 한 후 아내를 구타하는 영식은 인간으로서는 최악의 인물이지만 그렇게 밖에 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줌으로서 그를 욕하기보다는 오히려 연민의 감정을 품게 됩니다. 영식의 여러 표현에서 죽이고 싶어 할 만큼 미워하는 분노를 느끼는 수재가 거짓말을 하고 달아나겠다고 결심하는 마지막 장면 또한 실소를 머금게 합니다. 해학적으로 그린 것은 맞지만 결국 물질에 대한 인간의 헛된 욕망을 비판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삶이 힘들고 빚에 쪼들려 산다고 해도 얼마 안 되는 월급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갑자기 전 재산을 로또에 투기를 한다면 그 사람의 끝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습니다. 김유정이 결국 소설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바는 식민지 치하의 암울했던 상황을 해학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맞지만, 하지만 그 속에서도 굳건하게 살아가는 민초의 힘을 강조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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